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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ment

 나의 작업은 유목민적 삶으로부터 비롯된 사물의 소유와 정착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시작되어, 실제로 소유할 수 없는 상품의 이미지를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 내에서 수집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수집된 이미지는 디지털 콜라주로 재조합되어 작품에 따라 인스타그램 및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 내의 개인 맞춤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따라서 이 디지털 콜라주는 원본 이미지의 출처로부터 의미와 가치를 부여받는다. 그 중 《알고리즘 다이어리》 연작은 인스타그램 내부에서 수집된 광고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되어 네트워크에 속한 여러 사용자에 의해 복제 가능한 개체로 공유된다. 

   온라인 디지털 이미지의 특징은 디지털 기기의 화면을 매개로 볼 수 있어 많은 이미지가 단시간에 접속될 수 있기 때문에 조회되는 이미지 대부분을 기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온라인 디지털 이미지는 가볍게 소비될 때가 많고,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생각하는 방식과 무언가에 대한 견해에 영향을 끼친다. 

   나는 이러한 디지털 콜라주를 통해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 속 개인화 콘텐츠의 영향력에 대한 자각과 빠른 속도로 소비되는 온라인 이미지를 느리게 수용하는 것을 통하여 개인의 주관성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전달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콜라주를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변형하였는데, 첫 번째 방법인 일상 사물을 통한 물리적 구현은 비물성인 온라인 시각 환경을 물리적으로 구현하여 부피감으로 공간을 차지한다는 점과 실내에서 사용된다는 특징을 이용해 작품이 감상자를 둘러싸게 하여 우리를 포위하는 온라인 디지털 이미지를 나타낸다. 두 번째 방법인 손바느질과 천을 매개로 콜라주 이미지를 드러내는 방식은 가상적이며 많은 개수와 빠른 속도로 소비되는 온라인 디지털 이미지의 특징에서 벗어난다. 이 방식은 재질감, 입체감과 중력감을 강조하며, 디지털 이미지보다 비교적 느리게 소비된다는 특징을 지니게 되어, 무분별하게 소비되는 온라인 이미지에 대한 자각을 제시한다. 크게 보자면, 나의 작업은 다지털 화면에 보이는 이미지를 물리적인 어떠한 것으로 구현하여 질감과 중력감 등, 이미지 그 자체 외의 부가적인 요소들을 더하여 그것을 보는 이가 비교적 더 오래 관찰하게끔 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이처럼 나의 작업은 작업의 과정을 통해 온라인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함에 따라 작업의 목적이 변화하였다. 나는 이 플랫폼의 시스템에 대해 찬성이나 반대의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 접하는 콘텐츠의 범주 안에 갇히기보다 주체적으로 개인의 주관성을 유지하는 것과, 이것의 영향력에 대해 의식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나타내고자 한다. 나의 작품이 전반적으로 다루는 주제의 층위가 여러 개인 만큼, 이것이 읽힐 때도 다양한 관점으로 풍부하게 해석되었으면 한다. 

​*포트폴리오 문의: limhyunha20@gmail.com 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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